사진 삭제로 sd카드 복원한 후기
대만여행을 갔다가 여행 도중 실수로 모든 사진을 삭제해 버리는 대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버스에서 이동하는 도중에 카메라로 사진 다시보기를 하는 도중 검정색의 어두운 사진이 보이길래 이게 동영상인가 사진인가 구분이 안가던 도중 메뉴를 눌렀는데 한프레임 삭제를 눌렀어야 하는걸 동영상인 줄 알고 모든 프레임 삭제를 누른거죠.. 후지필름 카메라로 바꿨는데 ‘사진’을 ‘프레임’으로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는 지 조차도 몰랐습니다.
삭제한 순간 나의 머릿속
첫 1분 동안은 온몸에 식은땀에 나면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보기를 눌렀는데 사진이 단 한 장도 보이지 않는거예요..망했다 싶었습니다. 2일차 여행이었는데 첫날과 다음날 아침까지의 모든 사진이 삭제된 것입니다.
잘못된 것을 깨닫고 한 행동
X-H2는 CF익스프레스 카드와 SD카드 두 장이 들어갑니다. 모든 영상과 사진이 CF익스프레스 카드에 저장되고 있었어요. 인터넷에 침착하게 사진 복구에 대해서 검색을 했습니다.
우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실수로 삭제를 했다면 절대 그 메모리카드에 새로운 데이터를 추가로 넣지 말라는 점이었습니다. 만약 데이터를 덮어 띄우면 기존에 삭제된 사진을 복구할 수 없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 말을 본 즉시 CF익스프레스 카드를 제거했고 남은 여행 기간동안 SD카드로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SD카드 복구방법
여행이 끝나자마자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 였습니다. 먼저 집에서 복구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실행시키고 혼자의 힘으로 복구를 시도해 보는 것, 그리고 인근의 데이터 복구 전문 센터에 문의 후 유료로 복구 신청을 하는 것.
CF익스프레스를 구매하고 첫 촬영이었기 때문에 데이터의 중복값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고 집에서 복구프로그램을 먼저 돌려볼까 생각하다가 그냥 깔끔하게 데이터 복구센터에서 돈주고 복구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침 공덕이 지하철 한 정거장인데 전화를 해보니 데이터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으니 방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퇴근하고 바로 달려갔어요.
복구센터를 갔습니다
전화상으로 물어볼 때 먼저 질문받은 것이 사진을 ‘포맷’했냐, 아니면 ‘삭제’했냐 였습니다. 일반 카메라 기종이면 포맷이나 삭제나 큰 상관이 없는데 일부 카메라에서는 포맷도 단순 포맷이 아니라 모두 완벽하게 포맷하는 기능이 별도로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물어보셨다고 해요.
그리고 내가 집에서 먼저 복구 프로그램을 돌려보고 안되면 복구센터에 왔었어도 복구가 가능했을지 물어보았는데 큰 문제는 없이 복구되었을 거라 합니다(이럴 줄 알았으면 프로그램으로 먼저 돌려볼껄..)
만약 사진이 모두 삭제된 걸 알면서도 CF익스프레스에 남은 기간동안 사진을 다시 덮어서 처음부터 데이터를 쌓았다면 어떻게 될지도 물어봤는데 모두 복구가 될지, 아니면 복구 실패가 될지, 일부만 복구가 될지는 전혀 모른다고 하십니다. 수많은 복구 경험이 있는 업체에서도 복불복이라 말하는 것을 보니 삭제를 알게 된다면 추가 데이터를 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SD카드 복구비용
20기가 정도의 분량에 800장 사진을 금방 복구했습니다. 신기하기도 했고 약간 허무하다고나 할까..? 비용은 10만 원이 들었고 저장기기나 복구 용량에 따라서 금액이 책정되었습니다.
하드디스크나 USB, 각종 블랙박스 까지도 복구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이게 포렌식이구나 싶었습니다. 뉴스에서 포렌식검사 말로만 자주 들어봤는데 어떻게 보면 무서운 기술입니다. 삭제가 완벽한 삭제는 되지 않고 다시 살릴 수 있는 삭제라뇨ㅎㅎ
어쨌건 저의 메인 활동은 블로그이기 때문에, 그리고 여행의 추억은 모두 사진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사진들입니다. 그래서 돈이 아깝지 않았고 전부 복구되었다는 점에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만약 실수로 삭제하신 분들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추가로 중복 저장하지 마시고 복구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